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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몬테베르디 저녁기도 연주회를 다녀와서

Klara Song 2007. 7. 8. 07:42
 
 

 

 

몬테베르디의 Vespo Della Beata Vergine(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

 

성음악의 대곡 중의 대곡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이 국내에서 초연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설레이고 벅찬 하루였습니다. 이전에 가디너의 영상물에서 워낙 강한 인상과 진한 감동을 받아서

뜨리니따스 합창단은 어떻게 연주할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가득하였습니다.

 

무대는 맨 뒤쪽에 뜨리니따스 합창단, 그 앞으로 가톨릭 심포니 오케스라가 자리를 잡았구요.

그 경계에 오르간과 그 왼쪽에 길이 아주 긴 류트가 위치했습니다.

그리고 맨 앞쪽에 지휘자를 중심으로 왼쪽에 소프라노 솔로 2명, 알토 솔로, 테너 솔로

오른쪽으로 테너솔로, 바리톤 솔로 2명이 자리를 하였고

뒷편 윗쪽의 성가대석에 안티폰 연주를 위해 Schola Gregoriana de Seoul이 자리를 하였습니다.

저는 무대앞에서 2번째 블록 왼쪽에서 관람하였습니다.

 

연주전 행사가 끝나고 테너 솔로의 Dues in adjutorium meum intende의 선창으로 가슴 설레이는

연주의 시작되었고 거의 2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아름다운 저녁기도의 전곡 연주가 진행되었습니다.

연주가 끝났을 때는 관객은 열광하고 정말 아름다운 연주회를 끝내기 너무 아쉬운 분위기였습니다.

 

부족하지만 이 날 연주회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면

 

1. 높은 난이도와 집중력을 요구하는 연주가 훌륭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어려운 난 곡을 뜨리니따스

    합창단 훌륭하게 표현하여 주었고 그레고리안 합창단 또한 아름답게 안티폰을 연주하여 주었습

    니다.

    거의 3년이라는 준비가 느껴지는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2. 솔리스트들의 성실성이 돋보이는 좋은 연주였습니다.

    간혹 연주회를 보면 충실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출연하는 솔리스트들로 연주회를 망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이 날 솔리스트들은 모두 성실하고 충실한 준비와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난이도의 곡들을 무난하게 소화해 내었습니다.

    모든 솔리스트들이 훌륭하게 연주하여 주었지만 특히, 바로크 전문 테너인 박승희씨의 연주는

    빛나는 보석과도 같았습니다..

 

3. 그리고 김철회 지휘자님 집중을 잃지 않고 끝까지 멋지게 지휘하셨습니다. 참 수고하셨습니다.

 

아마도 국내에서 다시 이 곡의 연주를 이 정도 기량으로 들을 기회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주회를 보면 아무리 뛰어난 단체의 연주에도 실황이다보니 아주 작은 옥의 티가 있기 마련인데..

아주 작은 옥의 티 몇 군데를 애써 찾아보면..^^

 

1.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대체로 무난하였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색체감이 물씬 풍겨나기 보다는 수줍고 얌전한, 다소 평이한 연주였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관악

    기군.

 

2. 합창의 경우 대곡이라서 테너, 소프라노의 집중력이 떨어져서인지 피치가 떨어지는 부분이 몇번

    있었던 것 같았고 소프라노의 경우 고음에서 단원마다 소리가 일치하게 나오지 않고 약간의

    시차로 나오는 부분 등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조금 있었고, 테너의 경우에도 피치가 아주 근소하

    게 둘로 나뉘어져서 깔끔하지 못한 아쉬운 부분이 조금 있었습니다.

 

3. 공간의 울림과 관계가 있겠지만 합창의 경우 블렌딩과 발란스가 조금 부족하여 성부의 경계가

   퍼지는 듯 선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4. 테너 솔리스트 1,2의 독창부분에서는 2사람의 테너 솔리스트의 음색과 발성방법의 차이로

    아주 조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과 밸런스의 문제로 상대방의 소리를 잡아 먹는 부분이 좀 있었습

    니다.

    너무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5. 아름다운 류트소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듯 합니다.. 태어나 직접 보기는 처음인 류트의 소리가

    좀 더 잘 들렸더라면 좋았을텐데.. 특히 솔리스트 연주 부분에서라도..^^

 

6. 합창 연주의 많은 부분이 원전에 충실한 해석 보다는 현대적인 느낌이 듭니다. 이 점은 옥의 티

    보다는 해석, 표현에서 견해 차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원전과 같이 르네상스 진한 맛이

    느껴지기를 바랬거던요...ㅎㅎ

 

세계 명연주음반과 비교할 때의 옥의 티였구요.. 제가 너무 욕심이 지나친 것이겠죠..ㅎㅎ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앞으로 국내에서 이 곡을 연주할 단체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곡을

아주 훌륭하게 연주해주셨고 그 날 참석한 관객에서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진한 감동과 아름다움을

선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연주회 동안 연주회를 떠나 아주 아름다운 기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 연주회를 위해서 준비하신 지휘자님, 솔리스트,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 모든

출연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뒤에서 보이지

않게 수고하신 신호철 음악감독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누구도 쉽게 도전하고 소화해내기 쉽지 않은 연주로 국내 성음악사에 남을 것입니다.

부라보~~

 

* 2006년 10월 30일 명동성당에서 트리니따스 합창단 연주회를 다녀와서..

 

Deus in adjutor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