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코더 교수법 연구를 위한 글 - 5
3) 방과 후 음악교실 내가 다녔던 독일 학교에서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 초등학교 같이 특별활동 시간은 없었다. 대신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학교 안의 다른 건물에서 하는 방과 후 교실이 있었다. 방과 후 교실은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하는 수업이었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예체능 과목의 수업을 적성에 맞춰 골라서 들었다. 가령 체조 반, 축구 반, 음악 반, 미술 반 , 뜨게질이나 수예 반 정도였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음악 반에 등록해서 다녔는데, 처음엔 음악 반에 신청한 모든 아이들이 첫 2달 동안은 기본적인 음악 이론을 체계적으로 함께 배우고 나서 자기가 배우고 싶은 악기를 선택해서 3번째 달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엔 어려서부터(만3세부터 만6세까지) 피아노를 배워왔기 때문에 일단은 피아노 레슨을 신청해서 받기 시작했으나, 피아노를 배운지 얼마 안 되어서 내 피아노 레슨이 끝난 다음에 오는 학생들이 같은 선생님에게서 리코더 레슨을 받는 것을 알게 되고 또 하고 싶어서 나도 리코더 레슨을 받게 되었다. 지금 현재는 내게 리코더와 피아노를 따로 방과후 음악 레슨 시간에 가르쳐 주신 서생님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나나 그때 내가 피아노와 리코더를 레슨 받던 기억은 아직까지 생생히 남아있다. *리코더 레슨 시간에 배웠던 교재 이야기 리코더 레슨 때에 내가 맨 처음에 사용했던 교재는 스위스 사람인 한스 보덴만 (Hans Bodenmann)이 만든 리코더 교재 “Blockfloeten ABC” 1권이었다. 이 교재에는 처음 리코더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리코더를 익히기 아주 쉬운 곡들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맨 처음에 한 음부터 점차적으로 한음씩 더 늘려가면서 이 한 권의 책이 끝날 무렵엔 3, 4개의 반음을 낀 한 옥타브 반 정도의 음역까지 커버하는 음정들을 배울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보통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일반적인 리코더 교재들은 쉬운 단계에선 얼마 안 되는 연습곡이나 곡들을 소개한 후에 너무나 빠른 속도의 진도로 중간단계를 거쳐서 갑자기 어려운 단계의 곡으로 진행하는 반면, 이 교재(Blockfloeten ABC 1권)는 지겨울 정도로 아주 느리게 어린이가 감당 할 수 있는 정도의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모든 곡의 난이도가 서서히 어려워지고, 또 똑같은 운지법에서라도 될 수 있으면 쉬운 곡 위주의 단순한 연습곡들이 비슷하거나 같은 패턴으로 여러 번 계속 반복되어 나타나서 설령 새로운 음을 하나 더 배우게 되어서 추가되어도 아이들이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리코더에서의 음역을 점차적으로 넓히면서 익힐 수 있다. 또한 그 교재를 만든 저자 자신의 창작곡도 교재 내용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보통 일반적인 틀에 얽매인 우리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국내 리코더 교재의 대부분에 있는 노래들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Blockfloeten ABC 1권을 마친 후에 나는 Moeck Verlag Celle에서 나온 “Das Spiel auf der Sopranblockfloete” 1권을 가지고 내 리코더 렛슨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내가 맨 처음에 배우기 시작한 첫 교재보단 좀 더 전문적인 리코더 레슨을 위한 교재였는데, 한 과가 나갈 때마다 과의 앞부분(왼쪽 페이지)에는 새로 배우는 음에 대한 운지법과 그 운지로 할 수 있는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짧은 연습곡(Etude)들이 꽤 많이 있었고, 다른 한 페이지에는 방금새로 배운 운지가 들어가 있는 독일의 민요나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간단한 춤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사실 그 때 당시에 왼 쪽 페이지의 연습곡들(Etude)보단 오른 쪽 페이지에 있는 좋은 곡들을 연습하는 것이 더 좋았었다. 때때로 리코더 2중주곡이 나오면 내 지도 선생님께서도 내 1, 2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처럼 알토 리코더나 소프라노 리코더를 가지고 2중주의 아래 파트를 함께 불어 주셨다. |